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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사진
    • 오정의 선생님 | 前 호남제일고
    •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 2017-09-26

     

      30년 전(1987)에 진학부장을 하며 자연계열 담임(전공: 수학)을 할 때의 일이다. 성적이 좋은데(계열석차 13) 말을 더듬거리는 학생이 있었다. ㅇㅇ군이다. 어려서부터 더듬거리는 것에 대한 교육도 많이 받고, 그것 때문에 꾸중도 많이 듣고 성장하면서 소심했으며 눈치가 엄청 빨랐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해야 할 때는 더욱 더듬거려 아예 발표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상담을 해보니 오직 공부만 열심히 하여 대학은 in seoul로 하고, 졸업 후 진로는 연구직을 하고 싶단다. 성의껏 원하는 대로 도와주겠다며 친구관계, 학교생활, 사회생활 등을 얘기하며 안심을 시켰더니 매우 만족하는 눈치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등을 토닥거리며 격려하면 더욱 열심히 했다.

     

      이때에 3학년 수업진도는 외부 모의고사 범위에 맞추어서 진행됐다. 모의고사 성적이 우선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3월 하순경 첫 번째 모의고사를 보았다. 학급배치성적 자연계열 13위인 아이가 30위권으로 떨어졌다. 상담을 해보니 더듬거리는 것을 흉내 내며 가끔씩 놀리는 학생(정모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모의고사 범위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놀린 학생을 불러서 얘기 해보니 장난으로 몇 번 했다고 한다.

     

      아~~! 장난으로 했는데 상대는 심각했다. 대단히 잘못 했음을 인지시키고, 김군 앞에서 대형 주걱으로 다섯 대 째 때리려는데 김군이 말린다. 저는 죽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담임한테 맞는 것을 보니 불쌍해 보인단다. 동작을 멈추고 설득을 했다. 상처를 준 놈도 받은 놈도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지금 성적으로는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없다. 만약 서울에서 재수를 하게 되면 그 창피함은 물론이고 하숙비, 학원비, 책값, 교통비 등등.... 월간 100만원씩 연간 1,200만원이 날아간다. 정신 차려라! 한번 대학을 잘못 선택하여 졸업하면 죽어서도 따라다닌다. 국적은 바꿀 수 있지만 학적은 바꾸어지지 않는다. 가슴에 꼭 새겨놓고 공부하여라. 정군은 울면서 열심히 하겠다 하고, 김군은 어느 누가 놀려대도 개의치 않고 공부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관심 있게 지켜보니 완전히 화해하고 풀어진 듯하다. 김군이 정군의 질문을 진지하게 답해 주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그리고 5월 중간고사, 6월평가원 모의고사 성적도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믿어도 되겠다.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휴가 중 계획표를 점검해 보니, 두 명 모두 수면시간이 4시간으로 되어있었다. 여름에는 먹는 것도 부실하고 체력이 떨어지니 적어도 5시간 30분은 자야 된다고 설득하고, 대신에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하였다. 수시로 점검을 해주니 좋아라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두 명 다 수가 만점이 나왔고, 종합성적도 자연계열에서 김군은 6, 정군은 2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식사 시간에 두 명을 조용히 불러 밖에서 통닭을 먹으면서 얘기해보니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수학을 조금 더 열심히 했더니 만점이 나왔단다. 기특한 놈들이다. 자연계 6학급에서 만점이 7명 나왔는데 우리학급에서 3명이 나왔다.(우리 학급 1등도 만점) 남은 기간 열심히 하기로 결의를 하고 전략도 세웠다.

       

    1. 수면시간 : 5시간30분 유지(12:30~06:00): 자투리 시간 최대한 활용

    1. 아침 식사 절대로 거르지 않기: 저녁 식사 과식하지 않기

    1. 매일 매일 계획표대로 공부하기

    1. 취침 전에 시계 보지 않기: 언제나 나는 1230분에 잔다(자기 최면)

    1. 새로운 지식의 습득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 확실히 알기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지만 소홀히 하기 쉬운 내용들이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니 스스로 더 흥이 나서 열심이었다. 자만하지 않도록 겸손을 주문했다. 어려운 문제는 너한테만 어려운 게 아니니 당황하지 말고, 쉬운 문제도 너한테만 쉬운 게 아니다. 쉬운 문제를 틀리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 명심하거라!

     

      성적은 꾸준히 잘 나왔다. 어느덧 12월이 되어 대입원서를 작성하는데 김군이 서울대 수학과에 가겠다고한다. 모의고사 성적은 충분하지만 교수도 교사도 아닌 연구직을 택한다면서! 며칠간 부모님과 협동으로 학생을 설득했지만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김군은 수학과에 합격하고 졸업하여 지금은 수학 참고서 전문 출판사에 임원으로 근무한다. 참고로 정군은 의대를 졸업하고 내과의사로 활동 중이다.

     

     집념(執念)과 오기(傲氣)의 학급 목표가 조명을 잘 받은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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