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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훈 선생님 | 양서고
    • 대학이냐 학과냐? 무엇이 더 중요할까?
    • 2017-10-10

      

      이 대답은 학생마다 모두 달랐다. 지난 수년간 입시지도를 하면서 늘 상담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물어보던 말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묻지 않고 지금의 소질이 중요할까? 아니면 앞으로 배워서 하고 싶은 소질이 중요할까?’라는 질문으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었다.

     

      우리 학생들의 절반쯤은 고3이 되고나서도 진로에 대해 제대로 된 진로모색활동이 없었거나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그냥 생각한 경우, 그것도 아니면 본인 좋아하는 것만 생각한 경우, 또 본인이 지금까지 본 것으로만 생각하고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경우였다. 하지만 실제 대학과 학과 결정은 입시라는 장벽아래 본인의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절반쯤은 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절반쯤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또 절반쯤은 본인 희망대로 진학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졸업생들의 일부는 대학을 간 후에 다시 재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본인의 수능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원서를 넣지도 않고 막연히 재수를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위 경우의 반대되는 일이 더 많았었다.

    대입이라는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으로 본인이 희망하지 않았던 학과를 우연히 지원하여 입학을 한 사례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간호학과에 진학한 사례로 인문계는 학교별 점수가 높은 편이라 사례가 되지 않지만 자연계 학생의 경우에는 의대를 가고 싶어 했으나 성적이 되지 않아서 못 간 학생들로 사례가 꽤 많았었다. 두 번째로는 물리를 하지 않았는데 막연히 공대를 선호하는 학생들을 설득하여 조경, 건축, 축산 등 특성화학과로 지원한 경우, 세 번째로는 진로에 대한 막연한 의지가 없어 사범대로 지원한 경우 등의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예들의 공통점은 상위권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기학과에 비해 입학 장벽이 낮은 편인 학과들이다. 또 다른 예는 지방 유수의 국립대로 진학을 추천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이 소위 SKY라 불리는 명문대만을 진학하려고만 생각하다보니 지방으로는 좀처럼 눈을 돌리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학생/학부모 설득을 통해 부산대 등 거점 국립대로 몇 년 전부터는 매년 신입생을 입학시키고 있다. 처음에는 의대, 한의대 등 특별한 학과로만 입학하였으나 지금은 사범대, 건축, 간호 등 다양한 학과로 진학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 학교 4학년쯤 된 학생들이 학교를 찾아오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비해 높은 취업률과 학교 명성 등으로 본인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강원대, 충남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경우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인 PD, 아나운서, 기자, 연구원 등이 꼭 해당학과를 나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 가서 본인이 선호하는 직업을 생각하고 관련 활동과 준비를 한다면 대학의 학과가 본인의 진로 결정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졸업생 중 약대 같은 경우에는 특별히 진로를 바꾸는 케이스지만 그것보다 본인 적성에 맞는 새로운 전공을 찾아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많이 봐왔었다. 3때 진로결정이 평생을 좌지우지 하지 않는 다는 것과 수능일 하루가 본인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요즘은 복수학위제도, 다전공 제도 등 본인 학과 이외의 학과도 전공으로 할 수 있는 대학도 많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카이스트, 포스텍 등 특수대학들은 아예 단일전공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대세인 지금 시대에 어찌 보면 대학에 가서 새로운 전공을 다시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을 수도 있다. 어찌됐던 본인 진로를 명확히 결정한 친구들은 대학보다는 본인 진로에 맞게 학과 위주로 진학을 선택하면 될 것이고, 본인 진로가 명확하지 않다면 미래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 또는 관심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 할 수 있는 일과 관련된 학과, 그것도 아니면 대학을 먼저 염두에 두고 진학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고 3이 되고 난 뒤 본인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적성 등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진학에 대한 고민만 하다보면 자칫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 민감한 대응보다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대범함을 가지고 고 3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좋은 대학과 좋은 학과가 아직 많이 있고 또 그곳에 가면 내가 하고 싶은 어떤 종류의 공부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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