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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기사회생(起死回生)한 구피(아주 조그만 물고기 이름)
    등록일 2014-02-19 1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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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지인의 초청으로 집들이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지은 아파트들은 차고가 모두 지하에 배치되어 있고 방범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방문할 집을 찾는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새 집 구경을 하면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거실 탁자 위에 놓여있었던 어항 속을 노니는 물고기들이었습니다. 제가 한 참을 들여다 본 후 물고기들이 참 예쁘고 귀엽다고 했더니 그 집 안주인이 말하기를 기꺼이 분양해 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이름은 구피라고 하면서 기르기도 참 쉽다는 말을 덧붙여 주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퇴근 후에 집에 갔더니 새로 사온 어항 속에서 분양받아온 물고기들이 활기차게 헤엄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물고기와 관련하여 제가 하는 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어항 물을 갈아주는 일이었습니다. 구피라는 물고기는 너무나 작아서 그 녀석들을 건져 옮기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국자(그물로 되어 있어서 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도 필요합니다. 새 물과 국자만 있으면 어항 물 갈아주기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분양받아 온지 아마 서너 달 전후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날도 어항 물을 갈아주라고 해서 제가 어항을 들고 목욕탕으로 가서 열심히 어항 속의 모래를 씻고 있을 때였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아이 엄마가 그렇게 대충 하지 말고 조심해서 어항을 다루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별 걸 다 걱정한다고 대꾸하면서 어항 물을 잘 갈아서 원래 있었던 자리에 갖다 두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으려니 아이 엄마의 비명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어항에 금이 가서 물이 흘러나와 거실 바닥을 완전히 적셔 버린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 후 한참 동안 물을 치우느라 법석을 떨었고 그동안에 구피 녀석들은 어항에 남아있던 물들과 함께 다시 세숫대야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거실 바닥 정리가 끝난 후 저는 아이 엄마 눈치만 보다가 조만간 폭풍우가 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 조용히 옷을 찾아 입고 한 밤중에 마트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도 몇 군데 마트를 찾아 헤매다 마침내 둥그렇고 조그만 어항을 사들고 들어와서 구피들을 새집으로 이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찾아 헤매며 새 어항을 사온 저의 정성을 생각해서인지 아이 엄마는 더 이상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최소한의 지적에는 달리 변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동안은 조심조심해서 어항 물을 갈아 주었기에 별 탈 없이 물고기들은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제가 퇴근하여 집에 갔더니 아이 엄마가 말하기를 지난밤에 수돗물을 받아놓았으니 오늘 어항 물을 새롭게 갈아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터라 기꺼이 옷을 갈아입고 어항을 들고 목욕탕으로 아주아주 조심조심하여 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어항의 물을 세숫대야에 쏟아 붓고 어항속의 모래와 수초를 닦은 후 새물을 갈아주려고 아이 엄마에게 새물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곧이어 새물을 들고 온 아이 엄마가 말하기를 새물이 차가우니 좀 따뜻해지면 갈아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한 마디 거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기를 물고기들은 차가운 겨울 얼음 밑 강물 속에서도 잘 들 살아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새물을 기운차게 새 어항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세숫대야에 옮겨져 있었던 구피들을 국자로 건져서 새 어항으로 옮기는 작업을 몇 번 반복(아주 작고 빨라서 한 번에 옮기기 어려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 엄마의 놀라는 소리가 옆에서 들렸습니다. 새 어항에 옮겨 넣은 구피들이 모두 죽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물고기들을 살펴보니 과연 구피들이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모두 죽어서 둥둥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혹시 다시 살아날 지도 모르니 잠시만 기다려 보자며 황급히 죽은 구피들을 예전의 물이 담겨있었던 세숫대야에 다시 옮겨 넣었습니다. 그러자 조금 있으니 정말 기적같이 죽었던 물고기들이 다시 살아나 비실비실 헤엄치는 것이었습니다. 지옥에서 천당으로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다시 살아난 구피들 중 한 마리는 기절했을 때 꼬리가 반으로 휘어지는 중상을 입었었는데 다시 살아나서도 꼬리가 펴지지 않은 채로 힘없이 헤엄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어항을 볼 때마다 멀쩡한 물고기를 기형으로 만들었다는 질책과 원망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도 1~2주인가 시간이 지나자 중상을 입었던 물고기의 휘었던 꼬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구피에게도 저에게도 참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구피들이 기절한 것(죽은 것이 아니었음)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새물은 통상 수돗물을 하루 정도 받아두었다가 다음 날 쓰 곤 했었는데 문제의 그 물은 아주 추웠던 겨울밤을 홀로 베란다에서 굳세게 지낸 물이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물에 손을 대어 보았을 때 정말 차갑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전 경고나 준비 운동도 없이 따뜻한 물속에서 마냥 놀고 있던 구피들을 그 차가운 물속에 냅다 내동댕이친 꼴이었으므로 기절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다시 살아난 것 자체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구피들이 다시 살아 난 이후 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어리석은 판단으로 귀한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절대로 아이 엄마 조언에 대해 토를 달지 않기로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조언에 대해 어설픈 지식과 자만심으로 고집 피우지 않기로 다짐하였습니다. 경청(傾聽)이라는 말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수없이 들었던 건성으로 듣고 대답 한다는 질책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어느 현자(賢者)가 말해주기를 이야기 할 때 눈으로 상대방의 입을 주시하면서 들으면 제대로 들을 수 있다며 조언을 해 줍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가슴에 새겨 두고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 참고로 구피는 수컷이 암컷보다 엄청 멋있습니다. 특히 꼬리가 아주 멋있습니다. 사고 당시 꼬리가 휘었던 구피는 집에서 두 번째로 큰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더 건강하고 멋있는 모습으로 매일 뽐내며 헤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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