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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사진
    • 배한우 선생님 | 포항제철고
    • 꼰대와 어른 사이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서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하고 그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많이 사랑하고 싶은데 대화가 시작되면 진심은 숨어버리고 왠지 모를 거리감과 어색해지는 분위기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들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시작하면 어느새 거리감이 생기고 왜 나의 진심을 모를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오면서 느낀 경험과 지혜를 말하고 있는데 아빠의 입장은 모두 구식이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느낌이다.

     

     졸업한지 30년이 되는 기수의 졸업생들이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었다. 졸업생들이 재학당시 담임 선생님과 수업을 하신 여러 은사님을 초청한 자리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가워 환호하며 서로를 확인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오랜만에 뵙는 은사님들께 큰 절을 올리는 제자들과 너무 반가워 서로 포옹하며 그 동안의 못 다한 정을 나누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세월에 못 이겨 재직당시의 당당함은 없어지고 연로하신 모습이 안타까워 제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숙연함도 있었다. 공식적인 행사가 진행되고 옛날을 추억하는 자리에 한 녀석이 술기운에 용기를 얻었는지 불쑥 재학당시의 서운함을 토로했을 때, ‘그래 참 미안하다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솔직한 심정으로 제자에게 사과하시며 왠지 서운함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시는 선생님도 있었다.

     

     지난해에 명예퇴진을 신청한 선생님과 차 한 잔 나누면서 명예퇴진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어렵게 입을 여신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학생들이 지도에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원로 교사로서 학교에 보탬이 될 일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시작한 것이 인성교육이었는데, 욕을 먹더라도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갖도록 기본 생활 교육부터 시작을 했다고 하신다. 수업 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서 예절이나 인간의 도리 등을 지도해보았지만 학생들은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수업조차도 열중 하지 않으니 더 이상 교단에 서는 것은 무의미하게 여겨졌고, 여기서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요즈음 학생들이 이기적이고 예의가 없어 선생님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허전하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에 담임을 맡아서 종례 때마다 오늘 수업 열심히 했느냐 묻곤 했는데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라고 대답을 잘하는데 그 중에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은 하지 않고 딴 짓을 하던 아이가 있었다. 그 녀석이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 학교를 방문하여 모처럼 즐겁게 지내온 이야기를 하던 중에, 재학시절 종례시간에 언제나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오늘 열심히 했는가를 물으셨을 때 항상 요놈들 오늘 딴 짓 하지 않고 제대로 수업 했는가로 들려서 못마땅했다는 말을 했다. 학생의 입장에서 담임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참 다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진심을 담아 오늘 수고했다 오늘도 열심히 해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이는 학생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학교에서 원로교사의 위치,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이야기하면 소위 꼰대가 되기 쉽다.

     이 시대의 꼰대는 어떤 사람들인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확고해지는 자기의 신념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사람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지고 학생과 자녀와 소통이 되지 않으며 답답한 사람으로 치부되기 쉽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학생과 자녀교육에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무엇이 세대 간에, 제자와 스승 간에 놓여있는 문제인가를 들여다보곤 하지만 내가 꼰대로 치부되는 건 아닌지 늘 마음이 쓰인다. 자녀가 귀가했을 때 진심으로 위로와 사랑의 마음으로 오늘 어떻게 지냈냐고 관심을 보이면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오늘 딴 짓 하지 않고 제대로 공부 했느냐로 들리고, 원로교사가 제자들에게 인간이 되어라하면 모든 것이 잔소리로 들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들의 생각의 간극을 좁힐 수는 없는 문제인가?

     

     자녀나 제자들이 어렵고 힘든 세상을 남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을 기대하더라도 자신의 기준대로 살아가도록 이런 저런 것을 요구하면 듣는 학생과 자녀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리고 함께 한 동료나 가족들에게는 이 시대의 꼰대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대 간의 갈등과 동료와 상사 간의 문제를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노력해야 서로 믿으며 아껴주며 존경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갈등과 미움이 상존하는 세상이 아니라 긍휼한 마음과 애통한 마음들이 서로서로 위로가 되며 사랑하고 아끼며 존중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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