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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표’ ‘참여’ 금지어라고?.. 2020 대입 학생부 수정 70만건 ‘6배 급증’
      • 2021-09-26 21:09:32 인쇄


    ‘과도한 규제에 골병드는 현장’.. ‘대입공정성방안 부작용’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발표’ ‘참여’ 등 학교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상 단어들까지 금지어로 규제됨에 따라 대입에서 학생부를 수정한 경우가 1년새 6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학년 대입에서 학생부를 수정한 경우는 총 69만8260건으로 2019학년 11만4585건에 비해 58만3675건 증가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을 계기로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으며 학생부 기재 금지어를 대거 늘린 영향이다. 출신학교나 외부 기관에서의 활동을 블라인드 처리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다.

    실제 학생부를 등록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 상에 ‘발표’라는 단어를 입력할 경우 ‘기재 금지어가 포함돼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뜬다. 동일한 내용일지라도 ‘과학시간에 발표를 자주했다’는 표현 대신 ‘과학시간에 자신감 있게 말을 했다’ 등의 애매한 표현으로 돌려 말해야 하는 상황. ‘책’이나 ‘참여’ 등의 단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토대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내용은 교외활동이나 수상실적을 포함하고 있지 않음에도 금지어가 포함돼 있어 명시할 수 없다. 부모의 직업이 드러날 수 있다는 이유로 천문학자 영화감독 등 특정 직업을 언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천체물리학자를 꿈꾸며 천체물리학부에 지원할 경우에도 ‘과학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는 식의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는 기재 금지어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지어 목록은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개수는 알 수 없지만, 지난해 금지어로 지정된 단어는 4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교육부는 올해 초 보도자료를 통해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는 불필요한 단어 목록을 재정비하겠다고 언급, 5월부터 금지어 수를 6000여 개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칭하는 단어 역시 ‘금지어’에서 ‘유의어’로 완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부에 사용하지 못하는 일상 단어가 많아 학생의 학교생활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학종의 주된 평가자료인 학생부는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시킨 학업능력을 폭넓게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교육 활동에 빈번히 사용하는 단어들까지 금지어로 지정할 경우 학생부가 너무 간소화됨에 따라 학종임에도 교과전형과 비슷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0 대입 학생부 정정 69만8260건.. 전년대비 58만3665건 ‘증가’>

    2020학년 대입에서 학생부를 정정한 경우는 총 69만8260건으로, 2019학년 11만4595건에 비해 58만3665건 증가했다. 학생부를 정정한 학생 수도 2019학년 5966명에서 2020학년 6804명으로 838명 증가했다.

    전체 69만8260건 중 수도권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32만1692건이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16만3871건, 서울 11만5038건, 인천 4만2783건이다. 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몰려 있어 학생부 정정 건수도 학생 수에 비례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경기에 이어 △부산 5만685건 △경남 4만4637건 △인천 4만2783건 △대구 3만 5253건 △경북 3만2295건 △전북 3만805건 △충남 2만7301건 △강원 2만6742건 △대전 2만6337건 △전남 2만2502건 △충북 2만921건 △울산 1만8490건 △광주 1만7744건 △제주 1만6901건 △세종 5955건 등이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졸속 강행’.. 학업환경 확인 통로 사라져 ‘역차별 우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논란을 시발점으로 졸속 강행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생부 간소화, 기재 금지어 확대, 서류 블라인드 평가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학생부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내용 자체가 줄어들며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은 고교 유형이 더 득을 본 셈”이라며, “블라인드가 진행된 내용을 평가해야 하는 입학사정관들에게는 학생부 기재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많아 오히려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논란으로 빚어진 정치적 위기를 넘기기 위해 비판의 화살을 애꿎은 학종에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비리에 불과한 일을 입시제도에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프레임으로 교육수요자들을 호도했다는 비판이다. 또다른 교육전문가 역시 “서류 블라인드와 학생부 간소화 방안이 언뜻 보면 평가과정에서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원자격 검증이 어렵고 평가과정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모두 사라질 경우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고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성적에 국한하지 않고 고교유형 사교육유무 등 개인의 교육환경,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가리겠다는 학종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학업환경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가 가려지게 되면 오히려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를 기술한 교사의 피드백 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는 사정관 입장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노력 여부와 별개로 학생부 속 내용만으로 학생을 평가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김은 물론이다.

    향후 학종에서 교과 성적의 비중이 높아지고 면접, 수능최저가 강화돼 수험생의 학업부담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도 높다. 대성학원 이영덕 소장은 “교과 성적과 수능 비중이 동시에 높아지면 학교 공부를 통한 중간 기말고사를 잘 보는 것이 우선 중요하고 수능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특목고와 자사고 및 강남지역 일반고는 수시는 다소 불리해지고 정시는 더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도입 과정에서 고교/대학은 물론 수요자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점 역시 논란을 키워왔다. 2019년 11월 교육부는 수요자 보호를 명분으로 대입정책 발표시기를 기존 3년3개월에서 4년 전으로 앞당겼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해인 2020년 서류 블라인드 정책을 발표, 연이어 학생부 기재 금지어를 대폭 확대하며 4년 예고제의 취지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 한 관계자 역시 “교육부가 공정성 강화 방안 공개 4개월 만에 수요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나 홍보도 없이 대학을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4년 사전 예고제 취지를 스스로 무시한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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