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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8 대입 개편' IB 대안으로 부상할까.. 서울대 움직임 교육계 주목
      • 2021-05-15 08:05:43 인쇄


    ‘비판적/창의적 사고’ 논/구술형 평가.. ‘대입 도입까진 과제 많아'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국내에서 경기외고와 충남삼성고, 대구/제주도가 도입한 IB((국제 바칼로레아 : 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2028 대입개편에서 새로운 대입의 한 가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최근 서울대는 IB포럼('교육과정과 학교평가의 대안 탐색:국제 바칼로레아(IB)와의 비교를 중심으로')을 통해 자체적으로 진행한 IB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국내대학 중 IB체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한 첫 번째 사례다. 서울대는 2019년 오세정 총장이 국내대학 총장 중 처음으로 IB의 공교육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IB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학종 일반전형에서 IB교육 내용을 서류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국내학력을 인정받는 국제학교나 경기외고의 경우 학생부에 명시된 IB교육현황을 통해 어떤 프로그램을 이수했는지, 그를 통해 무엇을 경험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외고 역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IB 수업을 받는 국제반 학생들의 주요 진학대학을 공개,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최고학부이면서 대입에서 차지하는 위상으로 볼때 서울대가 준비하는 IB관련 움직임은 심상치 않은 파장을 교육계에 던진다. 서울대가 대입에서 IB 시험제도를 채택할 경우 학종 체제를 견고히 해온 다른 상위대들 역시 서울대의 영향을 받아 IB체제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년 가까운 학종의 안착과정을 보면 서울대의 대입에서 영향력은 교육부의 정책 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됐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서울대는 학종의 본산으로서 교육부의 정시확대 기조에 맞서 매년 새로운 대입제도를 꾀하고 있다. 지균에서 최저를 완화하려 하고, 정시에도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등 '수능 성적 줄세우기식'의 대입에 맞서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물론 서울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학종 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IB과정 역시 1~2년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처음에는 교과/논술 정도의 영향력으로 대입시험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본 후, 점차적으로 IB대입시험의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옳은 수순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시 확대로 인해 학종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IB의 교육방식/대입시험이 당장 학종의 대체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시의 한 가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IB는 논술과 토론 위주로 수업을 진행, 비판적 사고능력 강화에 특화된 수업방식으로 인해 4차산업시대에 걸맞은 교육제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시험 역시 정답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논/구술형으로 진행되는 특징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직접 자료를 조사하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택형 수업이 진행되는 2025 고교학점제와 현재 논의중인 2028논/서술형 수능 등과 맞물리며 ‘대입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서울대 연구진 역시 IB포럼을 통해 “모두가 동일하게 창의성에 기반한 교육을 받게 되므로 경제격차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며, “나아가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이 생각하는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IB가 '새로운 대입의 대안'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정부의 무분별한 '교육정책 뒤집기'가 중심에 있다. 정권 말임에도 불구하고 2028 대입개편까지 추진한다고 밝힘에 따라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시켰다. 정시확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2028 대입부터 미래형 대입제도를 도입한다는 얘기다. 수능평가 방식 역시 기존 오지선다형에서 논/서술형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까지 현장 의견을 수렴한 후, 10월 중 중간논의를 거쳐 2024년 상반기 새로운 대입개편 방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수능 평가방식을 180도 변경하는 것은 대입전형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꼴이라며 날선 반응이다. 정시확대가 본격화된 2022 대입부터 이미 수시 내에서조차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수능최저가 중시되는 논술과 교과는 물론, 학종을 택하는 학생들조차 줄어든 모집풀에 대비하기 위해 정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어떤 전형을 택하는 정착지는 수능인 상황에서 수능 평가체제를 변경한다는 것은 수요자들을 더욱 깊은 혼란의 늪에 빠뜨리는 꼴이라는 설명이다. 차기 정권이 문 정부의 교육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당장 내년 5월 대선이 실시되는 상황에서 2024년 공개를 목표로 한 2028대입개편이 제대로 진행될지조차 미지수다. 올해 10월 중간 논의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차기 정권에서까지 유효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 셈이다. 정부가 2025 일괄시행을 못박은 고교학점제 역시 차기 정권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고1 공통과목 내신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이 일찌감치 내신을 포기하고 본격 수능만 준비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수요자를 위한 대입정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만들어진 대입 4년예고제가 문대통령의 정시확대 지시 한 마디에 무너졌다”며, "다음 대통령 입장에서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명분을 준 셈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물론 '학종vs정시' 체제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IB가 정시나 학종을 대체할 대항마로 자리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28수능이 교육부의 언급대로 논/서술형으로 진행될 경우 토론과 논술 중심의 IB교육이 수시는 물론 정시에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IB교육이 대입개편만큼이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IB는 학종과 같이 교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평가방식이다. 단순 문제풀이가 아닌 토론/논술/발표 수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교사의 수업/평가에 대한 권한이 절대적으로 커진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차별화된 수업을 위해선 수업의 변화와 질을 관리하기 위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기존 교사들로 하여금 IB 과정을 교육시킬지, IB에 특화된 새로운 교사를 선발해야 하는지 여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교사 교육 과정에서의 재원 확보에 대한 우려도 높다. IB과정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이며 안정적인 재원확보는 가능하냐는 입장이다. 양질의 교원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IB체제가 혁신학교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혁신학교 역시 토론, 발표, 창의적 재량활동 등을 중심으로 한 학생참여형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IB교육과 공통점을 띤다. 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한다는 목표로 시행되고 있지만 10년간 가장 학교체제에 적합한 학종을 비롯한 수시에서 유의미한 입시실적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제표준교육과정인 IB는 비영리 국제교육기구(IBO)에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대입시험이다. 1968년 스위스에서 국제기구 주재원 자녀들을 위한 공통 표준 교육과정으로 출발했다. 국제기구 주재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교가 설립 운영됐으나 국제통용이 가능한 교육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대학진학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공통의 커리큘럼과 표준화된 평가기준을 공유함으로써 지역과 국가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고 인정되는 교육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2021년 4월 기준 전세계 158개국 5,490개교에서 7,449개의 IB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초등과정은 PYP(Primary Years Programme), 중등과정은 MYP(Middle Years Programme), 고등과정은 DP(Diploma Programme)에 해당한다. 

    IB DP는 6개의 선택과목과 3개의 DP 필수 핵심요소로 구성된다. 6개 선택과목은 국어(모국어), 영어, 수학, 사탐, 과탐, 예능이며, 3개 필수 핵심요소는 CAS(창의체험활동) EE(소논문) TOK(지식론)이다. 총 45점 배점으로 선택과목 개별 최고점은 7점이며, 필수 핵심요소 3과목 합산 3점의 배점이 이뤄진다. DP 프로그램을 마치며 학생들은 필기 시험을 보고, 외부 IB 채점관이 시험을 평가하게 된다.

    평가는 내신평가 내부평가 외부평가 3개로 나뉜다. 내신평가의 경우 학교 재량에 따라 실시되며, 내부평가는 교과목에 따라 말하기 시험 또는 소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평가는 교사가 실시하지만, IB의 외부평가를 통해 조정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평가과정에서 필요이상으로 후한 평가를 주거나 하는 정황이 발견될 경우, 해당 학교 학생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식이다. 외부평가는 7등급 절대평가로 진행되며 5월 또는 11월 전세계 동시 실시된다. 약 3주간 각 선택과목을 응시하게 되며, IBO가 다단계의 채점과 조정절차를 실시한다. 

    <'학종 본산' 서울대 ‘IB 공교육 필요성 언급'.. 'IB학생 학종 일반전형 지원가능'>

    서울대는 2019년 오세정 총장이 국내대학 총장 중 처음으로 IB의 공교육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IB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정 총장은 2019년 4월 진행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교육' 초청 강연에서 "교육제도를 모두 바꾸는 일은 사회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므로 한 번에 하기는 쉽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일부 교육청에서라도 IB를 도입한다면 교육정책의 큰 틀을 바꾸지 않더라도 한국 교육을 개선할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대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학종 일반전형에서 IB교육 내용을 서류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학력을 인정받는 국제학교나 경기외고의 경우 학생부에 명시된 IB교육현황을 통해 어떤 프로그램을 이수했는지, 그를 통해 무엇을 경험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교육부 정책연구비로 수행된 IB 보고서 '고교 단계 IB AP 교육과정 적용방안 연구' 역시 "서울대가 2005년부터 IB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현재 IB 학생에게 입학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제학교나 경기외고의 IB 학생들을 수능 최저등급 요구가 없는 수시 일반 전형으로 지난 수년간 합격시켜왔다는 설명이다. 경기외고 역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IB 수업을 받는 국제반 학생들의 주요 진학대학을 공개,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현재 학종의 시초인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KAIST 등 국내 주요대학에서 수능최저가 없는 학종전형에 IB를 평가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교육과정과 학교평가의 대안 탐색:국제 바칼로레아(IB)와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포럼이 진행했다. 국내대학 중에서는 최초로 IB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공개적으로 공개한 셈이다. 국내 공교육 시스템이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고, 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가진 IB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포럼에서 ‘IB 체제의 특징과 IB 관련 국내 연구의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포럼을 통해 "IB 교육의 특징은 다른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라며, "IB교육은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열린 마음과 비판적/창의적 사고로 토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학종의 본산'이라는 점에서 이번 IB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대가 대입에서 IB 시험제도를 채택할 경우 학종 체제를 견고히 해온 다른 상위대들 역시 서울대의 영향을 받아 학종을 통한 IB체제도입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서울대는 학종의 본산으로서 교육부의 정시확대 기조에 맞서 매년 새로운 대입제도를 꾀하고 있다. 지균에서 최저를 완화하려 하고, 정시에도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등 ‘수능 성적 줄세우기 식’의 대입에 맞서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서울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학종 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IB과정 역시 1~2년 짧은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처음에는 교과/논술 정도의 영향력으로 대입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본 후, 점차적으로 IB대입시험의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옳은 수순”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의 ‘교육과정과 학교평가의 대안 탐색:국제바칼로레아(IB)와의 비교를 중심으로’는 국내 교육제도와 IB제도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작은단위의 많은 과목을 학습해야 하며, 융합과학탐구 진로영어 등 수능대상이 아닌 선택과목이 많다. 반면 IB DP의 경우 각 교과군별로 1과목씩 선택하고, 창의체험활동에 해당하는 TOK EE CAS 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징이다. IB의 경우 창의체험활동을 포함한 대부분의 과목이 외부 평가 과목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수능 학습과목과 내신 평가과목이 충돌할 우려가 적다는 특징이다. 

    서울대 송진웅 연구책임자가 진행한 ‘우리나라와 IB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비교(물리학)’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육은 같은 교과군 내에서의 연계성을 설명하고, IB DP는 타교과군과 실생활에서의 연계성까지 확장해 보여주는 특징을 갖는다. 일례로 역학과 에너지에 대해 국내 고등 교과서는 ‘이 단원은 중학교 1~3학년군의 운동과 에너지, 고등학교 통합과학의 역학적 시스템과 연계된다’라고 설명하는 반면, IB DP는 ‘등가속도 운동 공식은 수학 교과의 미적분 내용에 등장한다’식으로 타교과의 연계부분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TOK(지식론) EE(소논문)을 통해 지식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강조한다는 부분도 하나의 차이점이다. 서울대 송진웅 연구책임자는 “국가중심 2015 교육과정과 범국가적 IB DP가 그 배경, 철학, 개발방식에서 서로 다르지만, 초저출산과 AI혁명에 대비한 창의력, 융합적 사고 중심의 미래교육을 위한 시사점이 많다”는 의견을 전했다. IB의 국어(모국어) 평가 문항을 일부 살펴보면 “시간은 문학 작품의 중요한 주제다. 시간은 미래를 위한 희망, 잃어버림과 슬픔, 추억의 중요성 등 인간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공부했던 작품 중에서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시오”, “공부했던 작품에서 어떤 이유로 문학 작품은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시오” 등이 있다. 역사시험 역시 “20세기 후반에 경제 발전을 이룬 국가 하나를 들고 그 이유를 분석하시오”나 “냉전의 발달에 있어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평가하시오” 등 깊은 사유를 요하는 문항이 주로 출제되는 모습이다. 

    서울대 소영순 영어교육과 교수가 진행한 ‘우리나라와 IB의 고교 교육과정 비교(영어) 역시 IB 교육과 국내 교육의 차이점을 설명해주고 있다. 두 교육과정은 공통적으로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영어 평가는 이해능력이 표현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특히 국내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읽기 능력 평가의 경우,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고 잇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수능의 경우 표현기능인 말하기 능력을 선다형 문항을 활용해 간접평가가 이뤄진다. 학생이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IB는 토의를 중심으로 한 내부평가와 에세이 중심의 외부평가로 언어 능력을 평가한다. 내부 평가의 경우 서로 다른 주제와 관련된 두개의 사진을 제시하며, 이 중 학생이 하나를 선택해 발표를 진행하게 된다. 사진/그림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다. 외부평가는 글의 목적, 대상독자, 종류에 맞는 글을 써야 한다. 어휘, 문법적으로 우수한 글이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IB는 대입제도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IB체제가 국내 교육에 효과적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한다. 정시확대가 본격화된 2022 대입부터 이미 수시 내에서조차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논술의 경우 '수시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수능과의 병행이 확실시됐다. 교과 역시 고교별 내신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대부분의 상위대가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학종을 택하는 학생들조차 수능최저는 물론, 줄어든 모집풀에 대비하기 위해 정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학종처럼 학생의 다양성/창의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IB가 과연 영향력이 줄어든 학종의 대체재가 될 수 있냐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IB의 공교육 도입으로 인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시대적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모두가 동일하게 창의성에 기반한 교육을 받게 되므로 경제격차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며, “나아가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이 생각하는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IB는 논술과 토론 위주로 수업을 진행, 4차산업시대에 걸맞은 교육제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시험 역시 정답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논/구술형으로 진행되는 특징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직접 자료를 조사하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택형 수업이 진행되는 2025 고교학점제와 현재 논의중인 2028 논/서술형 수능 등과 맞물리며 ‘대입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반면 학종의 영향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IB가 정시의 대항마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IB는 학종만큼이나 교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평가방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IB교육이 대입개편만큼이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IB는 학종과 같이 교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평가방식이다. 단순 문제풀이가 아닌 토론/논술/발표 수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교사의 수업/평가에 대한 권한이 절대적으로 커진다. 교사/재원 확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IB과정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이며 안정적인 재원확보는 가능하냐는 입장이다. 기존 교사들로 하여금 IB 과정을 교육시킬지, IB에 특화된 새로운 교사들을 선발해야 하는지 여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한 교육전문가는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을 위한 별도의 교원조직과 예산확보가 관건이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차별화된 수업을 위해선 수업의 변화와 질을 관리하기 위한 평가가 필요하다. 교사의 수업과 평가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공교육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선행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IB과정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을 어떻게 확보하고 선발할지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충분한 계획 없이 무작정 진행할 경우 혁신학교와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다. 혁신학교 역시 토론, 발표, 창의적 재량활동 등을 중심으로 한 학생참여형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IB교육과 공통점을 띤다. 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한다는 목표로 시행되고 있지만 미미한 수시 실적을 보이고 있다.

    IB과목이 국내 고교의 선택과목으로 편성될 수 있도록 승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IBDP에서는 한 과목은 2년에 마치도록 돼 있어 과목 단위수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충남삼성고 박하식 교장은 이에 대해 "교육청 차원에서 이 두 가지를 고려해 IBDP과목을 국내고교에서 선택과목화할 수 있도록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IB교육과정이 대입제도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위해선 대학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IB학위는 이 학생이 대학에서 수업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인증서 역할을 갖고 있으므로, IB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국내대학에서 IBDP를 위한 전형이 필요하다는 것. 한 교육전문가는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IB를 이수한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 마련돼 있다”며 IB교육과정이 공교육에 정착하기 위해선 대학 차원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외고 최초' 국내 IB 현황.. 대구/제주 '한국어화' IB학교 운영>

    IB는 엄격한 인증과정을 통해 우수학교를 선별해 인증시스템을 부여하고 있다. IB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하는 학교들은 후보학교로 등록한 후 3년에서 5년 정도의 기간동안 학교시설, 교원, 재단, 행정체제, 예산투명성, 학부모와의 관계 등 다방면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 검증을 통과한 학교들은 IB World School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으며 매 5년마다 지속적인 검사를 통해 인증을 재갱신한다. 

    국내 고교 중에서는 경기외고가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가 아닌 초중등교육법상 인가를 받은 학교 중에는 ‘국내최초’다. 경기외고는 2010년부터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의 인가를 획득해 영어국제반을 대상으로 IB디플로마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반 졸업시 국제 수준의 학위 인증서인 IB 디플로마를 취득하게 된다. 경기외고의 IB 교육과정은 모국어인 국어 과목과 일본어/중국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 전 교과를 영어로 수업한다. 토론과 발표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돼 참여하며, 국제적인 학습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 경기외고 IB는 6개 교과목 군에서 SL(Standard Level) 3 과목과 HL(High Level) 3 과목을 선택하고 3개의 필수 과정인 지식 이론 TOK (Theory of Knowledge), 확장 에세이 EE (Extended Essay), 교과외 활동 CAS (Creativity, Activity, Service)를 이수한다.

    충남삼성고 역시 올해부터 IB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경기외고에 IB를 도입했던 박하식 교장의 영향이다. 박하식 교장은 국내에 IB 교육과정을 들인 장본인으로, 경기외고 교장으로 재직하며 국내최초로 고교 교육과정에 IB과정을 도입했다. 충남삼성고로 자리를 옮긴 후 자사고로서는 처음으로 IB 과정을 도입시킨 셈이다. 충남삼성고는 약 25명의 한 학급 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IB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게 된다. 충남삼성고 관계자는 “IB 디플로마를 취득한 학생들의 학문 수행 능력의 우수성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IB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다. 

    충남삼성고의 IB 교육과정은 학생을 입학 단계에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닌, 입학한 학생들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IB 교육과정을 진행할 교사들 역시 신규 채용이 아닌, 기존에 재직 중인 원어민 교사, 영어교사, 각 과목 교사들이 IB 교육과정 진행을 위해 연수를 받고 준비한다는 점과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제주와 대구는 교육청 차원에서 IB의 공교육화를 꾀하고 있다. 영어로 진행되는 IB수업을 한국어화함으로서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IB 교육체제에 접근할 수 있게끔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IB교육의 경우 초등/중등교육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고등교육(DP)는 선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IB DP로 지정된 학교 전체에 IB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일괄형'을, 대구는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IB반을 구성하는 '선택형'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대구는 2021년 4월1일 기준 71개교가 IB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기초50개교 관심6개교 후보10개교 인증5개교다. 대구 경북대 사대부초와 사대부중이 IB 후보학교로서 IB 프로그램을 운영한지 약 18개월 만에 IB본부로부터 IB인증학교로 공식 인증됐다. 공식 인증일은 사대부초가 올해 1월21일, 사대부중이 1월22일이다. 전 세계 IB학교 중 최초로 한국어로 운영하는 IB 월드스쿨이 됐다. 

    제주교육청에 의하면 제주지역은 표선지역 초등학교 2개교와 중학교1개교 고등학교1개교를 IB 학교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2021년 신입생이 2학년이 되는 2022년부터, 초/중학교는 IB 본부 인증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IB의 한국어화가 진행될 경우 IB 대입을 한글로 치르고 엄정하게 채점할 수 있는 생태계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교사용 지침이나 평가기준, 대입시험 등을 한글로 번역하고, 대입시험과 내신시험 역시 한글로 치를 수 있게 된다. 영어채점과 동일한 수준의 한글채점이 가능한 채점관을 양성해 한국어로 교원연수가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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