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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두사미’ 13개대 학종 실태조사.. '정시 확대 명분쌓기 실패‘
      • 2019-11-06 14:11:59 인쇄


    최근4개년 220만여건 전형자료 분석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지난달 교육부가 13개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종 실태조사 결과가 5일 공개됐으나 학종의 불공정성은 규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 확대’ 명분쌓기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입시논란으로 촉발됐던 입시제도 뜯어고치기가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직원 회피/제척 역시 각 대학이 자체 규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어 별다른 부정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 개인의 비리 문제를 제도 자체의 문제로 무리하게 돌리려는 시도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종 실태조사가 촉발된 것이 조국 사태 이후 대통령의 대입개편 지시 발언 때문이었다.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진 틈을 타 애꿎은 학종으로 화살돌리기에 나선 것이다. 학종의 불공정성을 강조해 정시 확대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였으나, 의도와 달리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대학가에서는 교육부의 학종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우수 학생들이 몰려 있는 특목/자사고의 진학실적이 높은 것은 당연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학종의 문제로만 돌린다는 비판이다. 박태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이 아니라, 선발하고보니 특목/자사고 학생인 것이다. 경쟁력 있는 우수학생들이 특목/자사에 많기 때문에 대입 결과도 좋게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사고/특목고 쏠림은 수능에서 더 심한데 교육부가 이를 학종 문제만으로 돌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등급은 한 고교 내에서 학생이 위치한 수준을 따지는 수치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등급이 바뀐다. 특목고에서 낮은 등급이 일반고에서는 높은 등급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학종에서는 단순히 내신등급이 아닌 원점수/표준편차를 통해 학업역량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목고 합격자의 등급이 낮은 현상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현장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안을 통계로 재확인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총 관계자는 “24명이 짧은 시간에 202만여건을 조사한 것 자체가 심층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부실조사를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외고/국제고 전국학부모연합회는 “특목고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특목고 학생들이 교육정책(학종 확대)에 맞게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합격비율이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시 확대 명분이 실패하자 '고교 서열화'로 논점을 옮긴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총 관계자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 폐지 논리를 뒷받침하려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7일 자사고 외고 폐지를 골자로 한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고교등급제 확인 안 돼’>


    이번 조사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스텍 한국교원대 홍익대의 13개대학으로부터 2016~2019학년까지 총 202만여 건의 전형자료를 제출받아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 평균 내신등급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합격자의 평균 내신등급이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과고 순으로 나타나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고교등급제라는 결론으로 귀결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백범 차관 역시 고교등급제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고교등급제에 의한 결과인지, 평가에 의해 자연적으로 나온 결과인지는 특정감사를 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재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내신이 불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비슷한 역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반고 학생에 비해 내신이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이 곧 ‘대입에서 특목/자사고는 내신이 낮아도 뽑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학종은 내신을 정량평가하는 전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과/비교과를 아우른 전반적인 학업역량을 정성평가해 선발한 결과, 합격권에 든 학생들의 내신을 고교유형 기준으로 평균을 내면 이렇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관련한 제도 개선사항을 11월말 공개하는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에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제도개선 사항에 따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아니면 사전예고제를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적용 시점은 제도개선사항 발표 때 아울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학종 대비, 정시 서울 쏠림 심해>


    오히려 학종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정시보다 낮게 나타난데다, 국가장학금 8구간 이하 수혜자 비중이 높은 결과가 나타났다. 지역균형/소득균형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소재지별로 살펴보면 서울지역 고교출신 학생 비중이 4개년 평균 27.4%인 가운데 수능은 37.8%로 더 높았다. 수능은 2016학년 37.4%, 2017학년 36.9%, 2018학년 38.2%, 2019학년 38.9% 순의 추이였다. 반면 학종은 이보다 서울고교 출신 비중이 낮았다. 2016학년 27.6%, 2017학년 27%, 2018학년 27.6%, 2019학년 27.2%였다. 


    국가장학금 8구간 이하 수혜자 비중은 수능/논술/특기자 대비 학생부교과와 학종에서 더 높았다. 학종 35.1%, 교과 42.3%인 반면 수능은 25%였다. 논술이 25.1% 특기자가 25.9%였다.


    <학종 질적 개선 사항.. 고교별 프로파일 차이 등>


    프로파일을 활용한 고교별 가점부여의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서류평가 시스템을 통해 과고 졸업자 진학 실적이나 고교유형별 평균 등급을 제공하는 사례 등 특정한 고교 유형이 우대받을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황에 그쳤을 뿐 실제 고교유형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부여한 사례가 특정되지는 못했다. 


    학생부나 공통 고교정보(고교 프로파일)에 학생부 기재 금지 관련 정보가 편법적으로 기재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13개대 모두 학생부 기재금지 사항 검증을 위한 시스템이 없고, 별도 불이익 처분도 부재했다고 부연했다. 자소서(추천서) 기재금지를 위반하거나 표절 등에 대해 지원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미흡한 경우 등 전형 처리과정이 부적절한 사례도 있었다. 추천서의 경우 기재금지 위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는 대학이 대부분이었다는 지적이다. 


    고교별 프로파일 자료의 양적/질적 차이도 지적했다. 이는 고교별 수시체제 편차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고교프로파일은 대학이 학생선발과정에서 학교별 교육과정/환경, 여건 등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도록 고교가 대학에 평가하는 자료다. 개별고교가 고교정보를 시스템에 탑재하면 대교협에서 대학에 일괄 제공하는 형태다. 기본적인 필수정보는 동일한 서식에 따라 모든 고교가 입력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교육활동/특징을 기술하는 추가자료의 경우 2216개교 중 840개교만 입력했다. 


    다만 고교유형에 따른 학생부 기재 분량의 큰 차이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과고의 글자수가 타 고교유형 대비 적은 편이었다. 창의적체험활동의 경우 외고/국제고(2,320자) 자공고(2,184자) 일반고(2,169자) 자사고(2,121자) 순이었다. 


    <합격률 과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


    합격률은 과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나타났다. 학종 합격률은 과고/영재학교 26.1%, 외고/국제고 13.9%, 자사고 10.2%, 일반고 9.1% 순이었으며 정시는 과고/영재학교 24.3%, 외고/국제고 20.2%, 자사고 18.4%, 일반고 16.3% 순이었다.


    2019학년 기준, 지원단계보다 합격단계에서 일반고 비중이 감소했다. 학종/수능에서 전체 지원자/합격자를 각100으로 보고 각 고교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일반고는 학종과 수능 모두에서 지원단계보다 합격단계에서 비중이 감소했다. 학종은 71.5%에서 63.8%로, 수능은 71.7%에서 69%로 줄었다. 반면 외고/국제고는 모두 비중이 증가했다. 학종은 8.5%에서 11.5%로, 수능은 6.9%에서 8.2%로 늘었다. 자사고의 경우 학종에서 비중 변화가 작았으나 수능에서 비중이 증가했고, 과고/영재학교는 수능에서 비중 변화가 작으나 학종에서 비중이 늘었다.


    <평가 정보 공개범위 확대 필요성 대두>


    학종 내실화를 위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평가시스템상 학종 서류평가 시간이 부족해 부실 평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밝혔다. 분석대상 5개교 중 4개대학에서 10분 미만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1곳은 5분 미만 평가가 절반 이상이었다. 다만 이는 평가자 1명이 지원자 1명을 평가하는데 소요된 시간으로, 통상 서류평가는 평가자 2~4명이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수험생에 들이는 평가시간은 이보다 더 늘어난다. 


    평가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평가 세부요소 및 배점 공개 수준이 미흡해 학생/학부모가 평가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류평가요소에 대해 점진적으로 세부사항까지 제시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대학에서 관련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학사정관의 전문성과 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위촉사정관이 과도하게 많고 전임사정관의 재직 경력도 길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2018년 기준 전임사정관의 총 경력은 평균 4.5년이며, 해당대학 근속기간은 3.9년이었다. 총 경력 3년 미만자는 39.7%(79명), 당해대학 3년미만 근속자는 47.7%(95명)를 차지했다. 


    교직원 회피/제척은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3개대 모두 회피/제척 관련 자체 규정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전형에 참여하는 교직원이 자진신고서, 윤리서약서, 평가 전 서약서, 회피/제척 확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원자 정보를 토대로 연말정산 자료, 인사자료, 교육비 지원자료로 추가 검증하며 2개대학은 타인신고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특기자 축소, 고른기회 확대 필요성 강조>


    특기자 전형을 줄이고 고른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사안은 이미 고교교육기여대학사업 등을 통해 대학들이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교육부는 올해 3월 발표한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통해 “사교육 유발이 우려되는 논술/특기자 전형 감소, 교육기회 격차 해소를 위한 고른기회 선발 확대 등 기존의 대입전형 개선 성과를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기자전형 중 일부는 어학 과학 수학 등을 자격/평가요소로 설정해 특정 고교 유형 출신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A대의 경우 인문학/사회과학인재전형에서 4년간 총 합격자 1,838명 중 외고/국제고가 758명(41.2%), 과학공학인재전형에서 4년간 총 합격자 819명 중 과고/영재고가 517명(63.1%)이었다. B대에서는 국제인재에서 4년간 총 합격자 937명 중 외고/국제고가 638명(68.1%), 과학인재에서 4년간 총 합격자 898명 중 과고/영재고 634명(70.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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