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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과 불리’ 이슈는 언론의 호들갑에 불과할까
      • 2021-06-16 06:06:56 인쇄


    '대책없다는 당국, 문과 수험생만 희생양'..'통합형 수능은 4년예고제 대상 아닌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2 대입에서 ‘문과 불리’ 우려는 언론의 호들갑에 불과할까. 올해 바뀌는 수능체제에 따른 점수 조정 체계가 대입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인문계열(문과) 학생들이 불리해진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언론의 호들갑’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 같은 온도차는 학생들의 수능 ‘등급’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정시에선 문이과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학생들끼리 점수를 겨루는 정시에서는 일부 교차지원 가능성을 제외하면 계열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수능점수가 활용되는 최대 전형이 정시라는 점에서, ‘문과 불리’는 그렇게 부각할만한 이슈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시의 수능최저다. 6월 모평 가채점상황마저도 3월 4월 학평과 마찬가지로 인문계열 학생들이 수학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시점에서 확실해진 것은 통합형 수능의 문이과 유불리는 구조적 문제이며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상위등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100%간접연계로 바뀐 영어마저도 쉽지않아 지난해 대비 수능최저 충족은 난도가 더욱 어려워졌다. 발표시점을 늦췄가며 기대를 키웠던 대교협의 2022 전형계획 변경사항 발표도 심각하다. 수능최저 수준을 작년과 동일하게 확정하면서 현장의 우려를 무시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문과 불리’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인문계열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위축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를 공론화해서, 세 차례의 학평/모평, 각종 단체의 자체평가에서 현실화된 구조적 불리함을 해결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 전문가는 “2022 대입 결과를 보고 수능최저를 변경한다면 당장 올해 수능을 치는 수험생들은 어떻게 하나. ‘쉬쉬’하다가 치러진 대입에서 올해 인문계열 학생들만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4년예고제에 위배되기 때문에 통합형 수능 유불리 문제에 따른 수능최저 완화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입장이지만 사전예고제의 취지가 수요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봤을때, 수요자 배려 차원의 수능최저 완화는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통합형 수능이 모집단위 선택과목 지정과 맞물리면서 이 정도의 '문과 불리'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는 점을 수요자나 대학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능최저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통합형 수능 점수 조정 방식>

    2022 수능은 국어+수학을 통합형으로 치르면서 새로운 점수 점수 조정 방식을 활용한다. 이전 수능에서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수(나),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수(가)를 선택해 응시하고 성적도 따로 산출하는 구조였다면 2022 수능에서는 선택과목이 다르더라도 성적은 통합해 산출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이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로 나뉜다. 통상 인문계열로 불리는 수험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자연계열로 불리는 수험생들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다. 

    이 방식은 학습 내용이 어려우며 학습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이들의 선택과목 점수는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한 선택과목 점수 조정은 학습 내용이 어려우며 학습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게 일정 부분의 보상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 수월하고 좋은 점수를 받기 쉽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이나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를 제한적이지만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조정 방식에 의하면 두 수험생의 공통과목 원점수와 선택과목 원점수를 합한 원점수 총점이 동일한 경우이더라도, 두 수험생의 선택과목이 다르다면 각 선택과목에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가 다르거나, 선택과목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가 다를 경우 최종 표준점수가 다르게 산출될 수 있다. 

    선택과목이 같더라도 배점 비율이 큰 공통과목 원점수를 높게 받은 수험생의 최종 표준점수가 공통과목 원점수를 낮게 받은 수험생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

    <작년에 비해 인문계열 학생 상위등급 어려운 구조>

    이 같은 조정 시스템 자체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문제는 선택과목에 따른 문이과 분리에 있다. 올해 수능이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에 따라 문이과 통합형 체제로 치르게 됐음에도, 사실상 문이과 구분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하려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응시해야 해서다. 

    결국 자연계열 학생들은 미적분/기하를, 인문계열 학생들은 확률과통계를 응시하는 것으로 양분된다. 자연계 모집단위를 응시하기 위해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미적분을 선택하고 이들의 공통과목 점수가 높게 나오면서 미적분 조정 원점수가 올라가고, 결국 미적분 선택자들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의 공통과목 점수는 낮게 나오기 때문에 확률과통계 점수가 미적분 학생과 동일하더라도 조정 원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수(가)와 (나)로 성적을 따로 산출하던 작년 수능 체제에서는 수학에 자신 있는 자연계열 수(가) 학생들이 수(나)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급을 잘 받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끼리 경쟁할 뿐만 아니라, 응시자 수도 수(나)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2021 수능에서 수학 응시자 40만6912명 중 수(가) 응시자는 13만9429명으로 34.3%, 수(나) 응시자는 26만7483명으로 65.7%를 차지했다. 수(나) 응시자가 두 배 가까이 많았던 셈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나) 응시자들은 상위등급을 받기가 수(가) 학생들에 비해서는 쉬운 구조였다. 상위대학 수능최저에서 인문의 등급합 기준을 자연보다 높게 설정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통합형 수능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반대가 됐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상위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나)에서는 소위 ‘깔아주는’ 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수(나)끼리만 경쟁하기 때문에 1,2등급을 받는 것이 수(가)에 비해서는 쉬운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자연계열 학생과 같이 경쟁하기 때문에 1,2등급을 받기가 훨씬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학에서의 불리함을 영어로 만회하기도 쉽지 않다. 영어의 경우 올해 100% 간접연계로 전환되면서 체감 난이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문/자연 모두 똑같이 겪는 문제지만 수학에서의 불리함을 만회할 필요성이 큰 인문계열 학생들에게는 더 큰 악재다. 6월 모평의 경우 영어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의 12.66%에서 반토막 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인문계열 작년 대비 ‘수능최저’ 충족 어려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과 불리’ 이슈를 두고 보이는 온도 차는 무엇일까. 문과 불리의 문제는 정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시에서는 같은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계열간 유불리 문제가 없다.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 자연계열이 더 유리하다는 문제는 있지만 이 같은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정시에 있어서는 문과 학생이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는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수능최저에 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작년에 비해 올해 수능최저를 충족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가장 최근 치른 평가원 주관의 6월 모평에서도 인문계(확률과통계 선택) 학생들이 수학 1등급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9%에 불과하다는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출제해 실시한 3월, 4월 연합모의평가에서는 6.3%, 4.3%였다. 1등급을 자연계열 학생들이 싹쓸이했다는 의미다. 

    상황은 이렇지만 올해 수능최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수능체제에 따른 선택과목 지정의 차이만 있을 뿐 등급합 기준은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자연보다 인문의 등급합 기준이 높은 상태를 유지한 경우도 있다. 서울대 지균, 서강대 중앙대 교과에서 대교협 승인을 받아 수능최저를 완화하기는 했지만 3개교에 불과하고, 재학생만 응시하는 전형에 한정됐다. 통합형 수능에 따른 조치가 아닌,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커진 것을 고려한 변경이다. 

    기준은 변화가 없지만 인문계열 학생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수능최저 미충족 사례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수능까지는 수(가) 응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수능최저 맞추기가 어려워서 인문보다 자연의 등급합 기준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수(나)는 응시 인원이 많아서 등급별 인원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면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맞추기가 확실히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교과전형 학교추천에서 국 수(가/나) 영 사/과탐 중 3개 등급합 5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로 적용했고, 올해는 국 수 영 탐 중 3개 등급합 5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로 선택과목 지정 없이 등급합 기준이 동일하다. 학종 일반(학업우수형)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 수(가/나) 영 사/과탐 4개 등급합 7이내, 한국사 3등급이내였고, 올해 국 수 영 탐 4개 등급합 7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로 등급합 기준이 동일하다. 특히 인문계 등급합 기준이 자연계보다 1등급 높은 기준이라는 점에서 올해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최저를 완화했지만 논술전형에서는 수능최저를 그대로 유지한다. 국 수 영 탐 중 3개 등급합 6, 한국사 4등급 이내다. 

    성균관대 논술도 지난해와 올해 기준이 동일하다.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경영학 기준, 국 수 탐 중 2개 등급합 4,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이다.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은 이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국 수 탐 중 2개 등급합 3,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이다. 

    <구조적 문제 안은 통합형 수능은 4년 ‘사전예고제’ 위반 아닌가>

    하지만 대학의 경우 1년 전 전형계획을 발표해야 했다보니 섣부른 수능최저 완화가 어려웠던 입장이다. 올해처럼 문이과 유불리 문제가 이슈가 될지 몰랐던데다 관련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수능최저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전형이라는 것이 몇 년 시행하고 추이를 살펴보고 문제점 파악도 해야 하는 건데, 지금은 분석할 자료나 통계도 없다”며 “올해 결과를 살펴보고 2023은 내년에라도 (대교협 승인을 받아) 바꿀 수 있으니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평가원장은 유불리 이슈에 대해 각 대학이 올해 수시요강을 확정하기 직전인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작년까지 하던대로 수능최저를 설정할 경우 그렇게 된다”는 것이라며 “대학이 수능최저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들이 수능최저를 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해 시행계획 변경을 통해 요강 내용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 상태다. 올해 서울대가 수능최저 완화를 추진중이라는 얘기가 처음 흘러 나온 것이 4월이지만 대교협은 다른 대학들의 변경요청사항을 취합해 발표한다는 이유로, 원서접수 3개월 전인 6월 초가 되어서야 변경사항을 발표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조치였던데다 수능최저를 완화한 곳도 일부 대학에 그쳤다. 

    6월 모평의 결과가 30일 나온 뒤에 대학들이 수능최저 완화를 고려해볼 수도 있지만 시행계획 변경의 키를 쥐고 있는 대교협은 통합형 수능에 따른 대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통합형 수능 유불리 문제로 수능최저를 바꾸는 것은 대입 사전예고제에 위배되기 때문에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사전예고제의 취지가 수요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상기하고 본다면, 수요자 배려 차원의 수능최저 완화는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통합형 수능이 이같은 실질을 띨 것이라는 점을 대학도, 수요자도 미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수능최저가 결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등급 충족에 있어서 인문계열의 불리함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대학이 미처 반영하지 못하고 전형계획/요강이 확정됐다면 조정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교협이 수능최저 변경이 어려운 이유르 든 4년예고제를 들어 통합형 수능을 비판한다. 한 전문가는 " 미리 예고했다고는 하지만 통합형 수능은 올해 뚜껑을 열기 까지 문이과 유불리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지를 현장에서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다. 4년예고제를 하려면 수능의 변화를 충분히 현장에 인식시키는 수준으로 해야지 통합형 수능을 예고했다고 구조적 문제가 있는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통합형수능이 4년예고제 위반이라고 본다. 결국 당국이 먼저 위반했으면 수요자 배려를 위해 지금이라도 수능최저를 완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대책 마련이 미뤄지는 동안 최대 피해자는 올해 수험생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올해 입시를 치러보면 알게 될 부분이지만, 결국 한 차례 대입이 끝난 이후에 조정이 된다는 것은 올해 수험생이 손해를 봤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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