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에 대해 3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입법예고한 관련법 개정안에는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대한 전환 후 첫해인 1차년도 3억원, 2차년도 2억원, 3차년도 1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곧바로 도입한다. 올해 일반고 전환 의사를 밝힌 울산의 성신고, 대구 경신고, 광주 송원고 등이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심민철 과장은 “자사고는 국영수 기초교과 비중이 높고, 외고 국제고는 졸업생의 비어문계열 진학 등 학교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인재양성보다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기에 우선 선발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 일반고와 달리 전기에 선발하면서 우수학생이 선점하는 탓에 학교서열화를 부추기고 일반고 침체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학 진학 결과 과고는 91.8%, 영재학교는 87.4%가 이공계열에 진학하고 예고는 97.1%가 예체능계 대학에 진학한 반면, 외고 국제고에서 어문계열에 진학한 졸업생은 각각 31.9%, 18.1%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고 영재학교가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외고 국제고 학생의 수능 제2외국어 전공 불일치 비율이 높다는 사실도 동시 선발을 실시하게 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한 외고 국제고 3학년 학생 5844명 가운데 전공과 다른 외국어에 응시한 인원은 19.6%인 1145명으로 나타났다. 자사고는 다양화 특성화 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행 교육과정상 일반고와 자사고의 교육과정에 큰 차이가 없어 다양화 특성화 교육이 확대된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자사고 46곳 가운데 29개교가 국영수 교과를 권장기준인 90단위 이하보다 많이 편성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 같은 지적과 달리 전문가들은 자사고가 다양한 수업방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교육에 던진 시사점이 크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국영수 비중만을 두고 자사고가 ‘개성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시행한다’는 설립목적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은 온당하지 않다”라며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란 단순히 교과 이수단위의 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 방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자사고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상과 달리 자사고가 학종 위주의 대입전형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것은 학생선택수업, 교과교실제, 개인연구프로젝트, 무학년 무계열 통합수업, AP수업 등 실험적이고 선도적인 교육방법과 내용을 개발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사고 한 관계자도 " 자사고를 공교육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시각에서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입시학원화했다는 비판은 사교육이 필요없는 전형별 입시체제를 교내에 구축했다고 볼수있기 때문이다. 자사고의 수시체제 상당부분이 일반고로 이식되는 과정이다. 공교육에서 사교육의 입지를 줄인 공을 이런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학교 프로그램을 느슨하게 만들어 대입을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사교육에 학생들을 내맡기는 예전상황으로 돌아가라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지원자 미달 문제 겪는 광역단위 자사고.. 타격 적지 않을 듯>
특목 자사고와 일반고를 가르는 핵심 중의 하나인 선발시기가 일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려의 시선과 반발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현재도 학생부 중심 전형이 강화되면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원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불합격할 경우 원거리 고교나 선호하지 않는 고교에 배정될 것을 우려한 학생들이 생겨 지원률이 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국단위 자사고와 명문 광역단위 자사고를 제외하면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한 자사고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의 자사고 진학을 억제해 자사고를 고사시키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며 “학생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자사고 교장은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이 재수 위험을 부담하면서 자사고에 선뜻 지원하려는 학생이 나오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국모집 자사고에 비해 일부 미달을 빚고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에 대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자사고에 탈락하면 원하지 않는 고교에 진학하거나 고입재수, 검정고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지원할 인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사고에 지원하려던 자연계열 학생이 과고나 영재학교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들 학교의 인기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의 의도와 달리 초중등교육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 영재학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은 더욱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고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보를 얻고자 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자사고연합회장인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자사고 의견은 한 번도 듣지 않고 내놓은 불통 정책”이라며 “자사고 선택했다 떨어지면 비선호 학교에 강제로 학생을 밀어넣는 것은 비교육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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