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3월학평에 이어 2026 5월학평(2025년 5월 모의고사)에서도 사탐런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22일 발표한 ‘2025학년 5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결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탐 응시자는 43만4155명으로 지난해 5월학평 33만3448명에 비해 10만 명 넘게 증가했다. 탐구 전체 응시자가 3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눈에 띄게 늘어난 규모다. 반면 과탐 응시 인원은 전체 응시 인원이 늘었음에도 올해 21만7723명으로, 전년 23만8078명 대비 2만 명이 줄었다. 특히 화학I은 응시 인원이 3만 명대에서 1만 명대로 급감했다. 사회문화가 10만 명대에서 14만 명대로 대폭 증가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확통런 역시 3월학평에 이어 5월학평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확률과 통계에 응시한 인원 비중은 올해 59%(19만1803명)로 전년 52.3%(15만5645명) 대비 6.6%p 급격히 증가했다. 절대적인 인원 수로 봐도 3만6158명이 확대됐다. 반면 미적분은 전년 45.1%(13만4204명)에서 올해 38.8%(12만6366명)로 줄면서 40% 이하로 급감했다. 기하 역시 2.5%(7474명)에서 2.2%(7183명)로 계속 줄었다. 기존에는 자연계열 수능 선택과목으로 미적분/기하를 지정해둔 대학이 많았으나 정부의 문이과 통합정책으로 수학 선택과목 지정이 대부분 폐지되면서 확통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탐런과 확통런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쉬운 사탐과 확통을 택해 응시하는 현상이다. 최상위권이 밀집된 과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단, 응시자는 많고 최상위권은 적은 사탐이 고득점을 받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은 중하위권에서만 사탐런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상위권 학생들까지 사탐런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대는 물론 의약계열까지 ‘필수 응시과목 폐지’, ‘통합 변표 사용’ 등 사탐런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문계열 사탐 가산점까지 신설되면서 교차지원을 겨냥해 사탐으로 선택 과목을 바꾸는 수험생도 늘고 있다.

<사탐런 심화.. 사탐-과탐 응시인원 격차 21만6432명 ‘역대급’>
8일 시행된 2026 5월학평에서 사탐런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과 과탐 응시 인원 격차는 2024학년 4만2514명에 불과했으나, 2025학년 9만5370명, 올해는 21만6432명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사탐 응시 인원이 과탐 응시 인원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역대급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사회탐구 응시자는 총 43만4155명으로 40만 명을 돌파했다. 전년(33만3448명) 대비 10만707명, 2024학년(29만4441명) 대비로는 13만9714명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 고3 재학 인원이 많아 탐구 전체 응시 인원이 늘어난 점을 감안해도 증가폭이 크다. 탐구 응시 인원은 2024학년 28만3563명, 2025학년 29만8682명에서 올해 32만6628명으로, 전년 대비 2만7946명이 증가했다.
반면 과탐 응시자는 계속 감소하며 올해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학년 25만1927명, 2025학년 23만8078명에 이어 올해는 21만7723명으로 20만 명 초반까지 떨어졌다. 탐구 전체 응시 인원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탐은 감소한 셈이다.
-과탐.. ‘지구과학I’ 전년대비 1만4005명, 화학I 1만2375명 감소
과목별로 살펴보면 과탐 I과목의 경우 4개 과목 모두 응시 인원이 줄었다. 가장 많은 인원이 선택한 생명과학I도 올해 7만2377명이 응시해 7만 명대로 하락했다. 전년 8만4255명 대비 1만1878명이 감소한 수치다. 지구과학I은 6만8989명으로, 전년(8만2994명) 대비 1만4005명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물리학I은 3만2956명으로 전년(3만9727명) 대비 6771명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화학I은 1만8727명으로, 전년 3만1102명에서 1만2375명이 줄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II과목은 생명과학만 감소하고 나머지는 소폭 증가했다. 생명과학II는 8629명으로 전년 대비 120명 감소했으나, 지구과학II는 6383명으로 53명, 물리학II는 4877명으로 149명, 화학II는 4785명으로 137명이 각각 증가했다. 다만 전체 응시 인원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II과목도 4개 모두 비율상 감소한 셈이다. 생명과학II는 전년 대비 0.3%p, 지구과학II는 0.2%p, 물리학II/화학II는 각각 0.1%p씩 감소했다.
-사탐.. ‘사회문화’ 14만명 돌파 ‘전년 대비 4만5952명 증가’
사탐은 9개 과목 모두 응시 인원이 증가했다. 특히 사회문화는 올해 14만8655명으로, 전년(10만2703명) 대비 4만5952명이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가장 응시자가 많았던 생활과 윤리를 제치고 최다 응시 과목이 됐다. 생활과 윤리도 전년(10만4747명) 대비 2만6114명 증가한 13만861명으로 집계됐으나, 증가폭에서 사회문화에 밀렸다. 두 과목은 전체 탐구 과목 중에서도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화는 전체 탐구 응시자의 45.5%, 생활과 윤리는 40.1%가 선택했다.
그 외 윤리와 사상(3만4440명), 한국지리(3만757명), 세계지리(2만9327명), 정치와 법(2만3675명), 세계사(1만5339명), 동아시아사(1만4220명), 경제(6881명) 순이다. 세계지리는 전년(2만1155명) 대비 8172명이 증가하며 증가폭이 가장 컸고, 이어 한국지리 5596명, 세계사 3650명, 정치와 법 1708명, 동아시아사 1639명, 경제 1128명 순이었다.
<‘확통런’도 심화.. 확통 응시 59% ‘증가’, 미적분 38.8% ‘감소’>
사탐런에 이어 확통런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 응시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미적분과 기하는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확통 응시자는 19만1803명으로 전체 수학 응시자의 59%를 차지했다. 2024학년 51.6%(14만5868명), 2025학년 52.3%(15만6545명)에서 올해 6.7%p 증가한 셈이다.
미적분은 40%대를 뚫고 올해 30%대로 크게 줄었다. 올해 미적분 응시인원은 12만6366명으로 38.8%에 불과하다. 2024학년 45.6%(12만8697명), 2025학년 45.1%(13만4204명)으로 45%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감소폭이 유독 컸다. 기하도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2024학년 2.8%(7927명), 2025학년 2.5%(7474명)에서 올해 2.2%(7183명)로 감소했다. 올해 고3 재학 인원이 많아 수학 응시 인원이 3만 명가량 증가했음에도 미적분과 기하는 절대적인 응시 인원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국어에선 화법과작문으로의 쏠림이 심화했다. 올해 5월학평에서 화작 응시자는 21만8205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국어 전체 응시인원 32만6119명의 66.9%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2024학년 62.3%(17만6588명), 2025학년 63.6%(18만9868명)에 이어 올해 3.3%p가 확대됐다. 언어와매체 응시자는 10만7914명으로 33.1%다. 2024학년 37.7%(10만6783명), 2025학년 36.4%(10만8455명)에 이어 계속해서 감소세다. 두 과목 간 응시자 격차는 2024학년 6만9805명, 2025학년 8만1413명에서 올해 11만291명으로 더 벌어졌다.
<2026 돌출 변수 ‘사탐런’ ‘확통런’.. 필수응시과목 폐지, 통합변표사용 등 영향>
사탐런이란 자연계 학생이 수능 탐구 선택과목에서 전략적으로 과학이 아닌 사회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대학이 자연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능에서 필수로 과학탐구를 선택하도록 지정했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문이과 통합정책에 따라 사탐에 응시해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등장했다. 사탐런은 과탐보다 사탐이 고득점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과탐의 경우 개념이 충실해야 하는 만큼 기초 학업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반면, 사탐은 베이스가 없어도 기본 상식만으로 웬만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의대 지망생 등 최상위권이 밀집된 과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단, 응시자는 많고 최상위권은 적은 사탐이 고득점을 받기 쉽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2과목 모두 사탐에 응시하는 경우도 있고,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조합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는 지난해의 학습효과로 사탐런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올해 첫 모의고사인 2026 3월학평(2025년 3월 모의고사)에서부터 ‘사탐런’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 응시인원이 총 44만9468명으로 지난해 35만492명 대비 10만명가량 증가한 반면, 과탐 응시인원은 24만6557명으로 지난해 28만5536명 대비 4만명가량 감소했다. 2024 3월학평에선 3만명대에 불과했던 사탐-과탐 응시인원의 격차가 2025엔 6만명대, 올해는 20만명대로 대폭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견된 결과라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면서 선택과목에 제한도 없애고 있을 뿐 아니라 통합변표 사용, 심지어 인문계열 사탐 가산점까지 신설하며 ‘사탐런을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의약계열 역시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면서 중위권뿐 아니라 상위권 학생들까지도 사탐런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인문과 자연을 비교적 골고루 모집해 온 한의대는 물론 의대 약대까지 탐구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는 대학이 증가하면서 의약계열에 진학하려면 무조건 과탐에 응시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논리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다. 전국 의약계열의 2026전형계획을 분석한 결과 한의대는 사탐런이 오히려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구한의대와 원광대처럼 인문과 자연을 별도로 모집하면서 오히려 사탐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별도로 운영하는 한의대가 있기 때문이다. 과탐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아 사탐의 불리함이 없는 전형도 한의대엔 7개로 많은 편이다. 정시에서 과탐을 지정하지 않은 의대는 39개교 중 15개교, 약대는 37개교 중 12개교, 치대는 11개교 중 4개교, 수의대는 10개교 중 2개교다.
단 사탐런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시업계의 전망이 나뉜다. 특히 의약계열의 경우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과탐으로 지정한 대학이 더 많고, 선택과목을 폐지했더라도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불리를 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약계열 가운데 과탐 응시자에게 3~5%의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대학은 극소수다. 사탐 응시자도 이론적으론 지원이 가능하지만 과탐 가산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시는 ‘등급’만 보는 반면, 정시는 ‘백분위’와 ‘표준점수’로 복잡하게 유불리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접근이 필요기도 하다. 과탐 가산점과 대학의 변환표준점수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과탐이 표점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최근에는 대학이 사/과탐 통합변표를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사탐 고득점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연계열의 사탐 선택이 경우에 따라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사탐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맹신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정시에서는 사탐런의 유불리를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정시 수능전형은 등급보단 백분위와 표점이 중요한데 이는 당해년도의 탐구과목 간의 유불리, 난이도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고교 교사는 “사회문화와 같은 과목에 응시하면 전혀 학습이 안 된 일명 ‘노베이스’의 학생이더라도 어느 정도의 성적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흐름을 따라가다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탄탄하게 준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부동의 1등급을 받기엔 분명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