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교육부가 아직까지도 2026학년 첨단학과 증원 심사결과 비공개를 고집하면서 5월말 요강공개 직전까지 수험생은 어느 학교가 얼마나 첨단학과가 늘어나는지 알 수 없는 혼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도 교육부의 정원조정 심사 결과에 따라 다수 대학에서 첨단학과가 신설될 예정이다. 올해 4월 말 각 대학에 통보된 내용으로 지난해 발표된 2026전형계획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이다. 베리타스알파가 증원 대학 명단과 학과, 규모 등 심사결과를 교육부에 정보공개청구 했으나 23일 기준 교육부는 정보를 전면 비공개하겠다고 답변했다. 상위대학을 포함해 매년 1000명 이상 정원이 순증되며 대입 판도를 바꾸는 핵심 변수임에도 교육부의 소극적인 정보공개로 수요자들은 결국 5월 말일 대학별 수시요강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학별 신설학과의 존재나 규모를 아예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대정원 원복,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진되는 무전공 확대에 이어 첨단학과 증원까지 돌발변수로 역대급 혼란이 야기됐지만, 혼란의 근원지인 교육부는 5월말 각 대학이 공개하는 수시요강까지 전체 지형을 파악할 단서를 하나도 내놓지 않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의대원복'으로 혼란이 커진 수요자들의 당혹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첨단학과 정원 조정은 지난해부터 아예 ‘수요자 몰래’ 추진되는 형국이다. 교육부는 첨단분야 증원 첫 해인 2024학년 한 해만 대학별 증원내역을 보도자료로 공개했을 뿐, 이후 2년간은 정보 공개 자체를 중단했다. 교육부는 2026학년 심사결과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대학의 학칙 개정과 전형계획 반영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첨단학과 심사결과가 법률상 비공개 정보에 해당한다”고 비공개 사유를 알려왔다. 대학에서 2026전형계획 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교육부가 심사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고교와 수험생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작 수요자들이나 고교 현장은 전혀 다른 반응이다. 교사들은 “정확한 수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대학에 첨단학과가 신설/증원되는지 윤곽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지금처럼 아무런 정보 없이 각 대학의 수시요강을 일일이 확인하거나 언론 보도를 통해 신설 학과를 추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히려 수험생과 교사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일관성이 결여된 방침 역시 신뢰를 크게 흔들고 있다. 교육부는 첨단학과 정원 조정이 처음 시행된 2024학년에는 4월 말, 대학별 증원 대학과 학과, 분야, 정원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도 대학의 학칙 개정과 전형계획 반영은 완료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지만, 교육부는 심사 결과를 선제적으로 안내하며 수요자 혼란을 줄이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랬던 교육부가 1년 만에 돌연 입장을 바꿔 정보를 전면 비공개한 데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무언가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첨단학과 증원에 대한 더 근본적인 비판은 매년 당해 입시에 갑작스럽게 반영되는 구조 자체에 향한다. 대입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4년 예고제’의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한다는 지적이다. 예고제는 고교 입학 시점부터 대입 제도와 모집 단위가 고지돼야 수험생이 계획적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교육부는 첨단학과를 ‘구조개혁’이라는 예외 조항에 포함시키며 당해 입시에 신설학과를 반영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원 증원 자체는 필요할 수 있지만 입시 예측 가능성과 정보 접근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되면 혼란만 키운다”며 “지금처럼 수요자를 배제한 ‘깜깜이 행정’을 반복해서는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첨단학과 증원 심사결과 ‘비공개’.. ‘깜깜이 행정’ 논란>
교육부가 2026학년 대학 첨단학과 정원 증원 심사 결과를 23일 기준 비공개하겠다고 결정했다. 첨단학과 정원 조정은 교육부가 2024학년부터 올해로 3년째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다.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대학들이 첨단분야 학과를 신설하거나 모집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첨단학과 정원 조정은 심사결과에 따라 SKY를 비롯한 상위대학의 모집인원이 대폭 변경된다는 점에서 수험생의 입시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다만 교육부는 증원 첫 해인 2024학년에만 보도자료를 통해 대학별 증원인원과 학과, 분야 등을 공개했고 이후에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인 2025학년 첨단학과 증원의 경우 교육부 차원에서 전혀 언급이 없다가, 6월10일 한 매체가 첨단학과 증원이 이뤄졌다고 보도하자 교육부가 정례브리핑에서 ‘맞다’고 인정하면서 증원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의대증원, 교대정원 축소, 무전공 확대 등의 굵직한 변화들은 5월 말일 ‘2025학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발표와 함께 공개했음에도 함께 중대한 변수로 꼽힐 수 있는 첨단학과 정원 조정 내역은 누락시킨 것이다. 첨단학과 조정으로 순증된 정원은 2024학년 1012명, 2025학년엔 더 많아진 1145명에 달했다. 상당수 수험생의 지원 흐름과 경쟁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로 그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의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026학년 첨단분야 정원증원 심사결과는 베리타스알파가 4월25일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교육부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5월9일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 등으로 비공개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본지에서 청구 내용은 ‘증원 대학 명단’, ‘대학별 증원규모’, ‘대학별 증원학과/분야’ 세 가지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각 대학에 첨단분야 정원증원에 대한 조정내역을 통보했으나, 각 대학에서 2026학년에 첨단학과를 운영할 지에 대해 정원조정 내역의 범위 내에서 각 대학의 학칙 등에 반영하고,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반영하는 등의 후속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또는 시험에 관한 사항에 해당되므로 비공개 대상”이라고 답변했다.
비공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역시 교육부는 기각했다. 본지는 “청구한 정보는 교육부의 정원증원 심사 결과이지 각 대학에서 확정한 정원이 아니다. 교육부가 각 대학에 통보한 첨단분야 정원 조정내역을 요청한 것”이라고 5월9일 이의신청했다. 이후 정보공개심의회 개최 등 사유로 답변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교육부는 5월23일이 돼서야 대학이 정원을 확정하기 전에 교육부가 먼저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혼란이 예상된다며 최종 비공개 방침을 알려왔다. “첨단학과의 정원 조정은 교육부의 첨단분야 정원 조정, 각 대학의 학칙 개정을 통한 정원 조정 내역 반영, 각 대학의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반영의 일련의 연계된 과정으로 진행된다. 만약 첨단분야 정원 배정 결과와 각 대학에서 학칙에 반영한 학과 개설 여부 및 학생정원, 대학입학 모집인원이 상이할 경우 첨단분야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의사결정과정과 고등학교 등에서 이루어지는 대학입학 진학지도에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므로 첨단분야 학생정원 배정 결과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비공개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청구내용은 교육부가 2년 전 같은 시점에 직접 발표했던 내용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증원대학 명단, 대학별 증원규모, 대학별 증원학과/분야가 포함된 2024학년 첨단학과 정원조정 심사결과를 2023년 4월2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바 있으며, 해당 시점 역시 대학에서 후속절차를 밟기 전이었다. 교육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각 대학은 정원조정 결과를 토대로 대교협에 2024학년 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을 신청하고, 대교협 승인을 거쳐 변경된 시행 계획에 근거한 모집요강을 5월말 공고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때는 가능했고, 지금은 안 된다는 모순된 결정인 셈이다.
<5월말 수시요강 발표 전까지 ‘오리무중’.. 신설학과 돌출로 입시 혼란 불가피>
‘수험생 혼란 방지’를 위해 비공개한다는 이유 역시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고교 현장의 반응이다. 오히려 교육부가 첨단학과 증원 심사결과를 끝까지 숨기고 있는 상황이 수요자에게 더 큰 혼란과 부담을 안긴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원 조정 결과와 실제 대학이 확정한 전형 계획 간에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어느 대학이, 어느 정도 규모로 첨단분야 학과를 신설하거나 증원하는지에 대한 ‘윤곽’ 정도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제공돼야 수요자의 입시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 수험생과 고교 교사들은 각 대학이 5월말일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2026학년 수시모집 요강을 일일이 확인해야만 첨단학과 신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각 대학이 홍보 차원에서 언론을 통해 개별적으로 알리는 일부 내용을 참고하거나, 요강에 포함된 모집단위 변화를 기반으로 신설 증원 여부를 유추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해답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첨단학과 정원 조정은 경쟁률과 지원자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임에도 불구하고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9월까지 불과 3개월가량 남은 상황까지 수요자는 여전히 모집단위 개편 여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입시 혼란을 막기 위해 정보를 통제한다는 교육부의 논리는 수요자가 진학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더 큰 혼선을 불러오는 ‘역설’이 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일반고 진학 담당 교사는 “교육부가 최소한 심사결과만이라도 선공개하면 수요자가 전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정보가 아예 통제된 상태에선 대응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는 “첨단학과가 어디에 얼마나 생기는지조차 모른 채 입시전략을 짜야 하는 현실 자체가 혼란스럽다”며 “정원이 늘어난 학과는 경쟁률이 요동칠 수 있는 핵심 변수인데 증원 규모나 대상 대학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판단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4년 예고제 무력화.. 첨단학과 정원 조정 절차 개선해야>
교육 전문가들은 애초에 당해 입시에 적용되는 증원이 당해에 결정되는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입제도는 원칙적으로 ‘4년 예고제’에 따라 운영된다. 이는 고등학교 입학 시점부터 대학 입시 제도와 모집단위 정보를 확정함으로써 수험생과 학교가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제도다. 하지만 교육부가 운영 중인 첨단학과 정원 조정 제도는 예고제의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매해 해당 학년도에 정원 증원 심사가 진행되고, 그 결과조차 신학기 이후인 3월에야 확정되며, 수험생들의 경우 실제 정보는 6월 이후 각 대학의 수시모집요강을 통해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공개된 전형계획은 대학 임의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올해로 3년째 당해에 신설학과가 돌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외조항 때문이다.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거나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 개편 등이 있는 경우 등은 예외로 인정한다”는 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의 전형 수정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지난해 의대 증원, 무전공 확대, 교대 축소 등의 조치 역시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급작스럽게 당해 입시에 곧바로 적용됐다. ‘수요자 보호장치’인 4년 예고제가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대학 입장에서도 혼란은 적지 않다. 교육부로부터 증원 결과를 통보받은 뒤 각 대학은 학칙 개정, 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 대교협 승인, 요강 공표 등 일련의 절차를 매우 촉박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는 대학 내부 행정에도 과도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실질적인 입시 운영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4월말까지 차년 전형계획도 발표해야 하고, 5월말까지 확정된 전형계획과 모집요강도 발표해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의대정원 원복, 첨단학과 증원 조정 등 학과개편과 구조조정까지 매년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전형을 수립하는데 스텝이 꼬일 수밖에 없다. 대학조차 전형계획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발표하고 있는데 수험생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첨단학과 증원은 ‘절차와 구조’의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원을 조정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정책적 명분이 있지만, 문제는 그 과정이 수험생과 고교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다 안정적인 입시 운영을 위해서는 정원 조정 시점의 조율, 대학별 신설/증원 내용 적시 공개 등 전반적인 절차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제도의 목적과 운영 방식 간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요자의 혼란과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첨단학과 증원이 진정한 정책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지금의 '깜깜이 행정'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절차로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비판했다.













